2008년 10월 08일
그의 죽음에 느끼는 데자부 <어톤먼트>

#1. 최진실이 죽기 전, 우연한 기회에 <어톤먼트>를 보게 됐다. 그리고 그가 고인이 됐다. 기묘한 데자부를 느꼈다. 브라이오니에게 애정과 양심을 빼고 남은 껍데기에 언론이 오버랩되면 단 한치의 오차가 없는 완벽한 싱크로를 보인다.
#2. 브라이오니 탤리스는 나이가 어리다. 13세다. 그는 똑똑해서 그 어린 나이에 희곡 한편을 타자기로 뚝딱 해치우는 명민한 아이다. 브라이오니는 자기 집에 얹혀 사는 로비를 좋아한다. 하지만 로비는 언니인 세실리아를 좋아한다. 하지만 브라이오니는 로비와 세실리아가 서로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고 질투한다. 어느날 로비와 세실리아의 밀애를 목격하고 브라이오니는 로비를 증오하게 된다.
탤리스가에 강간 사건이 발생한다. 브라이오니는 자신의 친구를 강간하는 누군가를 목격한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강간범은 로비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브라이오니가 입수한 로비의 '음란한 편지'를 부모님에게 보인다. 로비는 결국 체포돼 2차대전에 참전하게 되고 세실리아와의 연애는 파국을 맞는다.
시간이 흘러 로비가 무죄였음이 드러난다. 하지만 로비와 세실리아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브라이오니는 평생을 속죄하고 죽기 전 자신의 속죄를 소설로 써 출판한다.
#3. 한국의 근대적 언론은 나이가 어리다. 엘리트 교육을 받은 그들은 늘 실수를 하지만 반성은 하지 않는다. 연예인은 그들이 무한한 관심을 쏟는 밥줄이지만, 밥줄에 애정을 가지지는 않는다. 감사할 줄 모르는 그들은 역시 나이가 어리다.
안재환이 죽고, 최진실 사채설이 어느 증권가 사설 정보지에서 흘러 나왔다. 기자들은 회사에 돌아와 보고 한다. "그랬더랍디다" 최진실은 자살로 세상과의 연을 끊고, 두 아이만 덩그러니 남았다.
시간이 흐르면 최진실에 대한 진실이 드러날 것이다. 하지만 최진실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언론은 단 한순간도 속죄하지 않는다. 되려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생중계할 정도로 밥줄에 대한 관심만이 넘쳐난다.
#4. "최진실이 안재환에게 사채를 줬다더라, 최진실을 도마에 올리자, 내 요리 실력은 최정상급이지, 이리치고 저리치면 숨이 끊어지기도 전에 살을 발라낼 수 있어.
최진실이 죽었다고, 왜? 내 요리실력은 최정상인데, 최진실을 죽인건 누리꾼들의 악플이야, 악플은 나쁜거고, 정다빈, 유니가 악플 때문에 죽었었고, 누리꾼들은 자성해야 하고, 기사 쓰는 나는 '취재'를 하는 기자고, 악플다는 너는 '루머'나 퍼트리는 무개념 백수고, 그래서 우린 그의 빈소를 24시간 생중계하고, 그래도 되고, 한줌 재가 되는 그가 돌아가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도 되고, 무개념 백수들의 시청률로 먹고 살지만 악플은 달면 안돼."
이글루스 가든 - 매일 매일 한 편의 글쓰기.
# by | 2008/10/08 12:01 | 야간급행열차(리뷰)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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